창세기 1장에서 지구는 언제 창조되었나요?
창세기 1장에서 지구는 언제 창조되었나요?
창세기 1장에는 현대적 표현인 ‘지구’라는 단어가 따로 나오지는 않지만, 지구의 창조는 이미 첫 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 창세기 1장 1절
여기서 ‘천지’는 단순히 하늘과 땅 두 장소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히브리어식 표현으로 우주 전체와 그 안에 있는 모든 것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창세기 1장 1절은 하나님께서 우주와 땅, 곧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의 물질적 토대를 창조하셨다는 선언입니다.
‘땅’은 현대 과학의 지구와 완전히 같은 표현은 아닙니다
창세기 1장 1절의 ‘땅’은 히브리어로 에레츠(אֶרֶץ)입니다. 이 단어는 문맥에 따라 땅, 육지, 지역, 나라 또는 인간이 살아가는 세계를 뜻합니다.
고대 히브리인은 오늘날처럼 지구를 우주 공간에 떠 있는 구형 행성이라는 과학적 개념으로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성경은 당시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일상 언어로 창조를 묘사합니다. 그러므로 창세기의 ‘땅’을 현대 천문학에서 말하는 행성 지구와 정확히 동일한 과학 용어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창세기가 말하는 ‘땅’ 안에는 분명히 오늘날 우리가 지구라고 부르는 피조 세계가 포함됩니다.
창세기 1장 2절은 지구가 창조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1절에서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신 뒤, 2절은 그 땅의 초기 상태를 설명합니다.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영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
— 창세기 1장 2절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다’는 것은 땅이 존재하지 않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미 창조되었지만 아직 생명이 거주할 수 있도록 형태와 질서와 충만함을 갖추지 않은 상태였다는 뜻입니다.
히브리어 표현은 토후 바보후(תֹהוּ וָבֹהוּ)입니다. 이는 대체로 ‘형태가 없고 채워지지 않은 상태’, ‘황량하고 비어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따라서 창세기 1장의 흐름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태초에 하늘과 땅을 창조하셨습니다(창 1:1).
그 땅은 아직 질서와 생명의 환경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습니다(창 1:2).
하나님께서 엿새 동안 구별하고 채우시며 생명이 살 수 있는 세계로 만드셨습니다(창 1:3-31).
셋째 날에 땅이 창조된 것은 아닌가요?
창세기 1장 9절에서는 물이 한곳으로 모이고 뭍이 드러납니다. 하나님께서는 뭍을 ‘땅’이라 부르시고, 모인 물을 ‘바다’라고 부르십니다.
이 때문에 지구가 셋째 날 창조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셋째 날은 지구라는 물질적 세계가 처음 생긴 날이라기보다, 이미 존재하던 물과 땅이 구별되어 육지가 드러난 날입니다.
즉 다음과 같이 구별할 수 있습니다.
창세기 1장 1절: 하늘과 땅의 근원적 창조
창세기 1장 2절: 아직 정돈되지 않은 땅의 상태
창세기 1장 9절: 물과 육지가 구별되고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이 형성됨
따라서 셋째 날에는 행성 자체가 처음 생긴 것이 아니라, 창조된 세계 안에서 육지와 바다의 질서가 세워진 것입니다.
첫째 날에 빛이 창조되었다면 지구는 이미 존재했나요?
그렇습니다. 창세기의 서술 순서를 그대로 따르면, “빛이 있으라”는 첫째 날의 명령 이전에 이미 ‘땅’과 ‘깊음’과 ‘수면’이 언급됩니다.
다만 성경은 1절의 창조와 첫째 날 사이에 얼마나 긴 시간이 있었는지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어떤 해석은 창세기 1장 1절을 창조 주간 전체를 요약하는 표제문으로 봅니다. 또 다른 해석은 1절을 우주와 물질의 최초 창조로 보고, 2절 이후를 그 창조 세계의 형성과 충만의 과정으로 이해합니다.
전통적인 기독교 해석에서는 대체로 두 번째 방식이 자연스럽습니다. 하나님께서 먼저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고, 그 땅을 엿새 동안 질서 있고 충만한 세계로 완성하셨다는 것입니다.
창세기는 현대 천문학의 순서를 설명하려는 책인가요?
창세기의 목적은 지구의 연대나 행성 형성의 물리적 과정을 과학 교과서처럼 설명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창세기가 가장 먼저 대답하려는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세상은 누구에게서 왔는가
혼돈에 질서를 주신 분은 누구인가
인간은 누구의 형상으로 지음받았는가
창조 세계는 왜 존재하는가
창세기의 대답은 분명합니다. 세계는 우연이나 신들의 투쟁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한 분 하나님의 자유롭고 지혜로운 말씀으로 창조되었습니다.
따라서 성경의 창조 기록과 현대 과학은 질문의 초점이 서로 다릅니다. 과학은 지구가 어떤 물질적 과정을 통하여 형성되었는지를 연구합니다. 성경은 그 모든 존재의 궁극적인 근원과 의미가 하나님께 있음을 선포합니다.
‘무로부터의 창조’는 어디에서 나타나나요?
창세기 1장 1절은 하나님께서 이미 존재하던 재료를 이용하여 세계를 만드셨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셨다고 선언합니다.
‘창조하다’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바라(בָּרָא)는 구약에서 특별히 하나님을 주어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독특하고 주권적인 창조 행위를 나타냅니다.
신약은 이 의미를 더욱 분명하게 설명합니다.
보이는 것은 나타난 것으로 말미암아 된 것이 아니니라
— 히브리서 11장 3절
기독교 신학은 이를 무로부터의 창조, 곧 creatio ex nihilo라고 부릅니다. 하나님은 영원한 물질을 정리하신 분이 아니라, 물질과 공간과 시간 자체를 존재하게 하신 창조주이십니다.
정리하면
지구의 창조는 창세기 1장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창세기 1장 1절의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는 선언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창세기 1장 2절은 창조된 땅이 아직 혼돈하고 공허한 상태였음을 보여 주며, 이후의 창조 주간은 그 땅에 질서를 세우고 생명으로 채우는 과정입니다. 셋째 날에는 지구 자체가 처음 창조된 것이 아니라, 물과 육지가 구별되어 사람이 살아갈 땅이 드러난 것입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창세기 1장 1절에서 지구를 포함한 천지를 창조하셨고, 2절 이후에는 그 땅을 질서 있고 충만하며 생명이 거주할 수 있는 세계로 형성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