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짜 크리스천
미국 피츠버그에서 만난 성도님의 이야기다. 미국 유학 후 미국에서 직장을 얻어 30년 동안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그분은, 지난 세월 동안 상사나 주위 사람으로부터 탈법 혹은 부당 행위를 지시받거나 요구당한 일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몇 해 전 그는 한국 관계 기관으로부터 경부고속전철 공사와 관련된 자문을 부탁받고 귀국했다. 그러나 그는 몇 달 지나지 않아 계약 기간이 만료되기도 전에 스스로 계약을 포기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그가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부당한 청탁을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가 교회 장로임을 아는 크리스천들이었다는 것이다. 크리스천이, 크리스천에게,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봐 달라고 부당 청탁을 한 것이다. 그들이야말로 이 땅에 사는 크리스천들의 보편적인 모습이다.
2002년 10월, KBS 텔레비전의 ‘현장 출동’에서 세관 수사원들의 삶을 다룬 적이 있었다. 밀수꾼을 잡기 위해 정보가 입수되는 대로 전국을 추격의 무대로 삼아 밤낮을 가리지 않는 그들의 수고는 눈물겹기까지 했다. 젊은 세관원이 압수된 시계를 철판 위에 올려놓고 쇠망치로 일일이 깨부수었다. 그때 취재하던 PD가 아깝지 않느냐고 묻자, 그의 대답이 이랬다. “아까워 보이죠? 그러나 이게 아까우면 이 자리를 지킬 수 없어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여겨야 할 수 있죠.” 그렇다. 세상의 것이 아까우면 진짜 크리스천의 자리를 지킬 수 없다. 진짜 크리스천이란 교회 안팎에서 주님의 말씀을 좇아 사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자다.
「인간의 일생」/ 이재철